2025년 11월 1일, 대한민국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년 APEC 정상회의(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에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이후 다소 경색된 관계를 재정비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의 복원을 모색하는 계기로 평가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와 개략적인 합의 내용, 체결된 7건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서, 그리고 이러한 합의가 한국 및 동아시아·글로벌 차원에서 갖는 의미(영향)와 향후 과제를 전문가 시각에서 상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한중 정상회담 주요 의제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진 주요 의제는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경제·무역·공급망 협력
양국은 경제협력의 패러다임을 ‘수평적·상호보완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 간 경제 협력 구조가 수평적인 협력 구조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해 나가야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양국 간 무역·투자의 확대와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착수 또는 조기 타결 논의 가능성
핵심 원자재(특히 희토류 등) 및 공급망 안정화 논의 가능성
첨단기술 분야(인공지능·반도체·디지털산업) 협력 강화
문화·인적교류 및 민생 협력
경제협력 외에도 민생 및 문화·인적교류 부문이 중요한 의제로 올라왔습니다.
이른바 ‘한한령’(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 내 규제)의 완화 가능성 및 한·중 교류 정상화 기대
관광·비자 면제·인적교류 확대 등을 통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



안보·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양국 정상은 한반도 평화 및 비핵화 논의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평화·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라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습니다.
중국 측도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한다”고 언급하면서 안보 협력 차원에서의 접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외교·지역협력 및 국제플랫폼 역할
한국이 APEC 의장국인 만큼, 경주 정상회의를 계기로 동아시아 내 다자협력 중심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중국이 차기 APEC 의장국 또는 역내 협력에서 리더십을 맡는다는 의미에서 한·중 관계 복원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한중 정상회담 합의 내용 및 주요 메시지
아직 서면 합의문이 상세히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합의 및 발표된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략적 동반자 관계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이 수교 이후 30여 년간 구축해 온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인정하고, 이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안정적 발전’을 공동으로 제시했습니다.
● 민생·경제 협력 강화 선언
회담에서 민생 및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습니다. 한국 측은 양국 기업 간 협력 확대, 수출·투자 활성화, 콘텐츠·관광·문화 분야의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중국 측은 한국 시장과 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안정적 협력관계 유지 의지를 밝혔습니다.
●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 논의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진행했으며, 한국 측은 중국이 이 프로세스에서 보다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중국 측이 구체적인 획기적 약속을 한 것으로 보도되지는 않았으며, 선언적 수준의 메시지에 머무른 측면이 있습니다.
● 문화·인적교류 재개 기대
문화콘텐츠·관광·인적교류의 확대 가능성이 언급됐으며, 특히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측은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만들겠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습니다.



체결된 MoU 7건 및 계약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총 7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 및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교환되었습니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번호 분야 주요 내용 요약
1 실버경제 분야 협력 MoU 고령화·노령인구 증가 대응을 위해 양국이 실버경제(노인복지·건강산업 등)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
2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MoU 신생 기업(스타트업) 및 혁신창업 생태계 분야에서 한중 양측이 공동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약정.
3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MoU 중장기적으로 양국이 경제협력의 로드맵을 설정하기 위한 ‘경제협력 공동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MoU로 체결.
4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MoU 서비스 영역(금융·보험·문화콘텐츠·디지털서비스 등)에서 한중 간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
5 한국산 감(柑)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MoU 한국산 감 및 생과실의 중국 수출을 위해 식물검역 기준·절차를 양국이 조정하고 협력하기로 체결.
6 보이스피싱·온라인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 디지털범죄(특히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영역에서 한중 간 정보공유 및 공조체계를 강화하기로 협약.
7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간 통화스와프 지원을 재연장·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금융·통화 안정성 확보 약속.
이러한 7건의 협약 및 계약은 경제·금융·산업·기술·문화·디지털범죄 대응까지 걸쳐 있어, 양국 협력의 폭을 상당히 넓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중 정상회담 영향 및 시사점
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주요 영향과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중 관계 복원의 전환점
그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 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복원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양국이 정상급 회담에서 실질협정을 대거 체결한 점이 그 증거입니다.
국빈 방한 형식으로 이뤄진 것은 양국 모두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무역 협력의 전략적 재편 가능성
양국 모두 ‘수평적 협력 구조’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서, 과거 단순한 수출시장·공급처 관계를 넘어 보다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십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 기업에 있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기술협력 측면에서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산업 및 관광 분야의 새로운 활력
한한령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국의 K-콘텐츠, 화장품, 관광 산업 등 중국 시장과 직결된 산업군에서 긍정적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중국 내 한국 콘텐츠 재진출, 중국인 관광객 증대 등이 현실화되면 관련 산업에 실질적 수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안보 및 국제외교 측면에서 한국의 위상 강화
한국이 APEC 의장국 및 다자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 잇달아 회담을 가진 것은 한국의 외교·안보·경제 플랫폼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한편,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미 중 간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한국이 보다 능동적 외교를 펼칠 여건을 마련해 줍니다.
실제 실무 성과 여부가 중요
그러나 이번 회담이 갖는 중요한 시사점은 '선언적 합의'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 실행단계로 이행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문화교류 재개, FTA 2단계 협상,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이 실제로 가시화돼야 합니다. 언론보도에서도 “양국 정상의 선언 뿐 아니라 실제로 한국 상품이나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 제한 완화가 이뤄질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향후 과제
남은 과제들도 적지 않으며, 정부·기업·관련 산업이 주목해야 할 핵심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제 ①: 실행 로드맵과 후속 제도 정비
합의된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 로드맵 마련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FTA 2단계 협상 일정·범위, 기업·산업 간 협력 프로그램, 공급망 협력 매커니즘 등이 명확히 설정돼야 합니다.
문화·인적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정책, 콘텐츠 허가완화, 관광객 교류 확대 등 제도적 장치도 정비해야 합니다.
기업 차원에서도 중국 시장 재진출 전략, 공급망 리스크 관리, 기술협력 파트너 발굴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제 ②: 산업별 대응 전략
콘텐츠·문화·관광 분야: 한한령 완화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내 플랫폼 진출, 협업 프로젝트 기획, 콘텐츠 현지화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제조·첨단기술·공급망 분야: 중국과의 기술·부품 협력 확대, 중국 내 투자 및 현지화 전략 검토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중국에 의존한 공급망 리스크도 고려해야 합니다.
무역·수출 분야: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치사슬 상의 차별화 전략이 요구됩니다.
과제 ③: 안보·외교 리스크 관리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와 직접 연관된 중국과의 협력은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미 중 간 전략적 경쟁 속에서 한국이 ‘어느 쪽 편인가’라는 인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각적 외교·균형전략이 중요합니다.
또한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안보사안(예: 핵추진잠수함 도입, 해양구조물 문제 등)에서의 갈등 가능성도 존재하며, 이러한 변수에 대비한 외교적 설계가 필요합니다.
과제 ④: 국민 체감성과 신뢰 확보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관건 중 하나는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입니다. 양국 국민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교류 확대, 기업·산업의 실질적 혜택, 문화콘텐츠의 진출 등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 한중 관계에서 국민체감과는 괴리된 협력 사례들도 있었기에, 이번에는 지속가능하고 체감 가능한 성과가 나와야 합니다.
과제 ⑤: 글로벌·역내 리스크에 대한 대응
미 중 간 무역·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복원하는 것은 기회이지만 동시에 리스크도 동반합니다. 공급망 재편·기술비보호·관세보복 등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한 중국 내부의 경제 둔화, 소비시장 변화, 규제 리스크 등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에 앞으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한국이 대중(對中) 관계에서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경제·문화·안보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의 틀이 선언된 만큼, 이제는 실행이 관건입니다.
특히 이번에 체결된 7건의 MoU 및 통화스와프 계약은 협력의 대상과 범위가 매우 다양하며, 이는 협력의 깊이와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번 회담의 방향을 토대로 실질적 협력 과제를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 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이 미 중 간 전략경쟁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지켜내는 ‘중견 외교’의 역량을 보여줄 시점입니다.
앞으로 한중 양국이 어떤 합의문을 발표하고,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해 나갈지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블로그 포스팅이 이번 정상회담의 맥락과 함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